본 적은 없지만, 동명의 영화를 먼저 알고 있었다. 볼 때마다 생각했는데 제목이 너무 예뻐서 자꾸 눈길이 갔다. 항상 생각하지만 일본 로맨스 소설은 제목을 진짜 감성적이게 잘 짓는 것 같다(내용의 훌륭함은 떠나서..). 그랬는데 이번에 표지도 영화 버전으로 바뀌어서 더 더 눈길이 가게 되었고, 영화를 먼저 볼까 소설을 먼저 볼까 고민하다가 소설을 먼저 보기로 결심했다. 다 읽고 나서 느낀 점으로는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재밌게 읽을 것 같단 거다. 딱 그 느낌의 일본 로맨스 소설이다. (스포주의)
주인공인 후지시로는 야요이와 곧 결혼을 앞둔 상태이지만, 정말 사랑하는지는 확신이 없는 상태다. 독자 입장에서는 좋지도, 싫지도 않은데 그냥 같이 있는 것 같은 느낌? 그런 후지시로에게 과거 대학 시절 사귀었던 하루의 편지가 도착한다. 곧 소설은 과거 에피소드와 현재 후지시마의 에피소드를 번갈아 가며 보여주는데, 짧지만 정말 사랑이었단 걸 하루와의 관계에서는 보여지지만, 야요이와의 관계에서는 아리송하기만 하다. 과거의 에피소드, 현재의 편지, 그리고 주변 인물들을 통해 하루와 야요이와의 관계가 변해가는 걸 보여주는 게 소설 내용이라 생각한다.
내용은 위처럼 정리했고, 어려운 부분이 있었던 건 아니지만, 읽는 내내 좀 알쏭달쏭한 기분이었다. 읽는 내내 하루와의 편지가 야요이와의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된 건지 잘 모르겠었다. 중간에 야요이가 결혼을 앞두고 사라지는 내용이 나오는데, 그 기간 동안 야요이의 빈자리를 느끼고, 하루의 편지를 읽으면서 후지시로가 뭔가를 깨달은 것 같은데, 그 뭔가가 뭔지를 잘 모르겠다. 내가 바보라서 그런 듯.... 야요이가 왜 사라졌는지는 알겠는데. 그리고 하루와 후지시로는 짧았던 관계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금방 헤어지게 되는데, 그 안에 오시마라는 선배가 있다. 오시마라는 선배가 하루를 좋아했고, 둘 사이에 뭔가가 있던 것 같은데 명확하게는 안 나온다. 그렇지만 나 빼고 소설 속 등장인물들은 뭔지 다 아는 것 같아서, 이것도 내가 바보여서 모르는 건지 싶다. 그리고 가장 좀 놀랐던 관계는 야요이의 여동생인 준. 소설 중간에 후지시마와 준은 아슬아슬한 관계가 되는데 보면서 너무 놀라서 내가 뭘 읽는 건지 싶었다. 이거 인터넷에 올라올만한 사건 아닌가. 내 약혼녀의 여동생이 나를...?! 그리고 그 사건이 있었는데도 나중에 둘이 잘 지내는 걸 봐서 또 놀랐다. 여기서 일본 감성을 느낌.
이해 안 가는 것들 투성이었지만, 의외로 소설의 결말이 좋았다. 소설 처음에 읽을 때는 하루의 편지를 받고 후지시로가 진정한 사랑이 누군지를 깨닫고 야요이와 헤어진다, 이런 전개일 줄 알았는데 오히려 야요이와의 관계를 개선하는데 계기가 된다. 지나간 사랑이 현재 사랑을 방해하는 전개 별로 안 좋아해서 이런 결말이 너무 좋았다. 의외로 이런 내용 찾으려면 별로 없다. 둘이 절절하려면 둘 다 현재 싱글이어야 한다고 생각해... 감정선은 이해가 안 가는데 결말이 좋다니 이런 경험도 처음이긴 하다.
다 읽고 나니 동명의 영화도 한 번 보고 싶다. 후지시로와 하루가 사진 동아리였다는 점, 하루가 세계 곳곳을 여행했다는 점(특히 우유니) 등등을 고려할 때 영상이 너무 예쁠 것 같다. 눈이 즐거운 영화, 은근히 찾기 힘들기 때문에 기대하면서 한 번 봐야지!
'소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네버 라이 후기 (0) | 2025.05.09 |
|---|---|
| 알퐁스 도데 단편선 후기 (0) | 2025.04.26 |
| 탐정 갈릴레오 후기 (0) | 2025.04.13 |
| 북과 남 후기- 오만과 편견을 좋아한다면 추천하고 싶은 소설 (0) | 2025.03.30 |
| 디스클레이머(DISCLAIMER) 후기 (1) | 2025.03.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