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셜록 관련 파생 작품들은 많이 봤는데, 정작 원작인 소설 셜록은 본 적이 없다. 그나마 어렸을 때 어린이용으로 나온 만화책으로 읽은 정도? 그리고 커서는 한창 인기 있던 영국 드라마 버전으로 셜록을 접했다. 이렇게 다양한 미디어로 접해놓고 원작은 하나도 안 읽었던 게 뭔가 아쉬워서, 하나씩 읽어나가기로 결심했다. 뭐든 시작은 1편부터 읽는 게 국룰이므로, 1편인 주홍색 연구를 이번에 읽었다.
<주홍색 연구>는 사건과 더불어 우리에게 익숙한 셜록, 왓슨 콤비의 첫만남부터 보여준다. 영드 버전인 셜록이 원작의 장면을 참 잘 구성했다. 배경은 현대지만, 왓슨과 셜록이 만나고 하숙하고 사건 해결하는 게 거의 비슷하게 전개된다. 딱 하나 차이가 있다면 소설의 셜록이 뭔가 더 사회성 좋은 느낌이다ㅋㅋㅋ물론 여기서도 자기 자랑하고, 칭찬받으면 좋아하고 그러기는 하는데, 주변 사람들과 대화도 잘하고, 잘 어울리기도 해서 사회화가 더 되었다는 느낌이고, 영드 버전은 좀 더 괴짜, 특이한 사람의 인상을 주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이건 번역하신 분의 선택일 수도 있지만, 소설 셜록에서는 왓슨을 처음 만났을 때 존댓말을 사용해서 더 사회성 있게 느껴졌다ㅋㅋㅋ일단 대화가 정중해 보였음. 영어로 읽으면 어떤 느낌이려나? 한국어로 읽을 때랑 비슷하게 정중한 느낌이 날지 아니면 그 반대일지 궁금하다. 이걸 해결하려면 내가 영어 공부 함 열심히 해보는 걸로...
아, 그리고 소설에서는 셜록이 죽은 후에 얼마나 심한 멍이 생기는지를 확인한다고 해부 시체를 두들겨 팼다는 언급이 짧게 나온다. 내 기억이 맞다면 드라마에서는 아예 왓슨과의 첫만남을 이걸로 했던 것 같은데ㅋㅋㅋㅋㅋ확실히 원작 소설보다 드라마 셜록이 좋은 첫인상을 주기란 더 쉽지 않아 보인다.
한 남자가 살해당했는데, 상처 하나 없고, 소지품을 강탈당한 흔적도 없어 어떻게 죽었는지 미스터리한 상태다. 현장에 남은 거라고는 여자의 결혼반지 하나, 그리고 벽에 R A C H E 라는 글자가 적혔다는 것뿐이다. 어떠한 방법으로 남자를 죽였고, 현장에 남겨진 단서들은 뭘 의미하는지 알 수 없는 가운데, 두 번째 시신이 발견된다. 먼저 발견된 시체와 달리 이번 시체에서는 심장을 관통한 흔적이 있었는데, 그 위쪽에 피로 똑같이 RACHE 라는 글자가 적혀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연결된 건지 다른 사람들은 전혀 감을 못 잡지만, 셜록은 자신이 관찰하고, 들은 정보들을 바탕으로 순식간에 범인을 찾는다.
읽기 전에는 셜록 소설은 한 권이 굉장히 두꺼울 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읽어보니 분량이 많지 않고 술술 잘 읽힌다. 확실히 요즘 나오는 추리 소설들에 비하면 정말 정보를 모아 추리를 하는 느낌이 들어서 재밌게 읽었다. 한 장르에서 이름을 날린다는 건 그만한 이유가 있는 듯ㅋㅋㅋ저자인 아서 코난 도일의 이력 중에 원래는 안과를 개업해 일을 했지만, 환자가 별로 없는 시간이 많아 소설을 썼고, 그 소설이 셜록 홈즈라 대단한 인기를 끌었다는 게 눈에 들어왔다. 본업보다 부업이 더 잘 된 케이스인데, 본업이 잘됐더라면 셜록 홈즈를 못 볼 수도 있었겠네. 그거 생각하면 좀 아찔하다. 장사 잘 안 되서 다행이에요 작가님...
소설은 셜록이 범인을 찾아 잡는 장면까지 보여주고, 시점을 바꿔 범인의 과거와 왜 범죄를 저질렀는지를 보여주며 다시 점차 현실로 돌아온다. 셜록의 추리 장면들도 재밌게 읽었지만, 범인의 사연 이야기도 몰입해서 봤다. <결말과 범인에 대한 스포가 있습니다> 범인은 몰몬교 집단에게 사랑하는 여인과 그녀의 아버지를 잃게 되고, 복수의 날만 기다리며 그녀의 아버지를 죽인 자와 그녀와 억지로 결혼을 했던 자를 수십 년간 집요하게 추적한다. 범인의 절절한 사연을 듣고 나니 아까운 목숨이 죽은 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사적 제재는 경계해야 하는 거지만, 달리 방법이 있던 것도 아니니 더 복수심이 커지지 않았을까. 몰몬교에 대해 자세히 아는 건 아니지만, 작품들을 볼 때마다 부정적인 언급이 가득한 탓에 실제 미국에서는 어느 정도의 비율을 차지하고 있고, 현대에서도 여전히 저러는지, 법적 처벌을 받지는 않는지 궁금해졌다. 관련 다큐나 책이 있다면 한 번 읽어보고 싶네.
주홍색 연구는 셜록이 이 사건에 붙인 이름이다. 셜록은 명쾌하게 설명하며 왜 주홍색 연구인지를 말하는데, 솔직히 나는 이해 못 했다..ㅎㅎ 일단 책에서는 어떻게 언급이 되었냐면
그래, 이번 사건을 '주홍색 연구'라고 부를까 하네. 우리라고 예술적 용어를 쓰지 말란 법은 없으니. 빛깔 없는 삶의 실타래 속으로 주홍색 살인의 실이 엉켜 있어. 우리의 일은 그것을 풀어헤치고 가려내어 한 올도 남김없이 드러내는 작업이라네.
이렇게 언급이 되어있는데, 사건이 워낙 단서가 없고 풀어낼 게 많아서, 그걸 실타래에 비유한 거 같긴 한데, 근데 왜 하필 다른 색도 아니고 주홍색일까? 주홍색 실과 관련된 연구나 과거, 경험 뭐 그런 게 있는 걸까? 명확한 이유를 아는 분이 있다면 댓글 부탁드립니다.. 감사의 마음으로 읽겠습니다ㅠㅠ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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